애니메이션 리뷰

오타쿠(에도마에) 엘프 리뷰 및 작품 점수

ΗIS 2023. 10. 19.

엘프가 우리 세계에 살고 있다고 상상해 본 적 있으신가요? 그 엘프가 오타쿠라는 상상은 더더욱 못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세계에서 온 엘프가 오타쿠 생활을 즐기며 신사에서 신으로 모셔지는 이 작품을 보시면 그 상상을 넘어서는 즐거움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리뷰 내용과 작품 점수는 지극히 주관적이니 참고만 해주세요.

소환된 세계가 뒤바뀐 이세계물 애니메이션 | 오타쿠 엘프

산뜻한 오프닝 곡과 화려한 엘다의 등장

이미지 클릭시 오프닝 곡 유튜브 연결 바로가기
이미지 클릭시 오프닝 곡 유튜브 연결 바로가기

오타쿠 엘프의 오프닝 곡은 첫사랑 한정, 바보와 시험과 소환수,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의 OST를 작곡했던 '마츠다 아키토'가 음악을 맡았다. 위에 첨부한 동영상 링크로 음악을 들어보면 알겠지만 산뜻하고 유쾌한 OST란 걸 알 수 있다. 가사 중간중간에는 왠지 모르게 백합 필 나는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고 엘다(엘프)를 향한 주인공 코이토의 위험한 애정도를 생각해 보면 '이 세계 힐링 일상 백합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주인공 엘다의 첫 등장

엘다가 등장하는 첫 장면(왼:애니, 오: 만화)

주인공 엘다가 엘프라는 캐릭터임을 잘 표현한 첫 등장씬으로 개인적으로 애니메이션 장면보다 만화에서의 장면이 더 인상 깊다. 더 작고 가늘게 처진 눈 표현과 금색 속눈썹, 엘프의 상징인 긴 귀, 벚꽃 색과 같은 피부색, 이에 어울리지 않게 손에 들고 있는 닌텐도 스위치와 폐인을 상징하는 듯한 에너지 드링크 레드불까지 표현된 만화 버전은 엘다라는 캐릭터를 정말 압축해서 잘 표현해놓았다. 이 한 장면만 봐도 엘다라는 캐릭터가 범상치 않음을 바로 알 수 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에는 엘다의 엘프스러운 고귀한 모습만 먼저 표현하는데 아마 빠르게 지나가는 애니메이션 특성상 너무 많은 정보를 넣는 건 아니다 싶었던 모양이다.

 

오타쿠 엘프의 전체 줄거리(스포 없음)

400년 이상의 오래된 역사를 지닌 도쿄 주오구 츠키시마의 '타카미미 신사'에서의 일상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펼쳐진다. 이 신사에서 모시는 신령은 다른 세계에서 소환된 히키코모리 은둔형의 엘프(주인공 엘다)입니다. 그를 돌보는 것은 15대 무녀 코가네이 코이토라는 인물이다.

또 한명의 주인공 코이토

엘다는 현대 문명과 오타쿠 문화에 열광하고, 무녀 코이토는 그녀가 전달하는 에도 시대의 문화에 푹 빠져 있다. 두 세계,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진 타카미미 신사에서 이들과의 따뜻한 인연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엘다는 게으르기 그지없고, 다른 신사에서도 엘프와 무녀의 콤비가 등장해 이야기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온다.

2번째 엘프 히로미미는 길치이다
가장 나이가 많은 3번째 엘프 미라라스타, 도박을 매우 좋아한다.

일상 힐링물로서, 이 작품은 에도 시대의 문화와 현대 사회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한다. 신사의 일상과 엘다, 코이토의 따뜻한 인연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진행되며, 가벼운 웃음과 함께 따뜻한 감정을 선사한다.

작품의 실제 무대가 된 도쿄도 주오구에 있는 신사(이미지 클릭 시 구글 맵 바로가기)

 

개인적인 점수 평가와 리뷰

주관적인 평가 (10점 만점)

 

재미 (6.5점)

★ ★ ★ ★ ★ ★ ☆ ☆ ☆ ☆

"입장이 뒤바뀐 이세계 엘프가 우리 세계로 소환되어 신으로 모셔지며, 걱정 없이 살아가는 잔잔한 이야기 "

 

캐릭터 (8.0점)

★ ★ ★ ★ ★ ★ ★  ☆ ☆

"엘프라는 치트키에 약간의? 결함을 추가하여 인간보다 더 인간적으로 표현되는 3명의 엘프가 매력적"

 

작화 (8.5점)

★ ★ ★ ★ ★ ★ ★ ★ ☆ ☆

"원작의 준수한 퀄을 그대로 애니메이션이 이어받아 준수한 퀄을 만들어 내는 훌륭함"


총점 (7.6점)

★ ★ ★ ★ ★ ★ ★ ☆ ☆ ☆

"기대 안 하고 보면 재밌고 기대하고 보면 무난하고 별생각 없이 보면 꽤 재미있는 아무튼 만족스러운 작품"


작품에 대한 개인적인 리뷰(일기장)

작품을 감상하며 머리에서 지울 수 없었던 단어가 있었는데 바로 '백합물'이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오타쿠 엘프라는 이 작품은 이세계물이라는 세계관을 가져와 일상 힐링물을 녹인 백합물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백합물에 대한 거부감도 없고 그다지 심한 쪽에 속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불편함은 없었다. 

히키코모리라며 무시하던 엘다가 자신이 동경했던 사람이란걸 알게 되고 부끄러워하는 코이토

"오타쿠 엘프"의 캐릭터들은 각각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어서, 엘다가 코이토의 대사를 바꿔 말하면 캐릭터가 어색해질 정도로 캐릭터들의 개성은 독특하다. 물론 캐릭터의 개성이 너무 강하면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런 걱정이 불필요하다. 모든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녹아들어 있어서 거부감 없이 납득이 간다. 

 

특히 엘프 주인공들은 성스럽고 완벽할 것 같은 전형적인 엘프 이미지를 계속해서 깨뜨리는데, 이 점이 작품을 더욱 재미있게 만든다. 예를 들어, 귀가 너무 크다는 놀림을 받아 60년 동안 집 밖에 나가지 않았다거나, 길을 자주 잃어버려 울음을 그치지 않는 길치 엘프, 또는 도박 중독으로 400년 이상 자산을 탕진해 온 엘프 등, 모든 엘프 캐릭터들이 인간적이고 친근하게 다가온다.

엘다가 60년 동안 집에서 안나가게된 계기, 지금은 저 꼬맹이가 70살 할아버지가 되었다.

작품을 읽으면서 작가의 강한 애국심이 느껴질 때가 있었는데 뭐랄까 "역시 일본은 최고다"라는 느낌이 들곤 했다. 엘프라는 캐릭터가 서양 문화를 모티브로 삼았음에도, 이 캐릭터가 일본의 문화와 역사에 깊은 애정을 보이는 것은 일본이 얼마나 멋진 나라인지 강조하고 싶은 작가의 의도로 보였다.

 

엘프가 에도 시대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은, 엘프 자신이 그 시대를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단순한 표현일 수 있겠지만, 그래도 이런 이야기가 서양인(엘프)의 입을 통해 나오는 것은 일본 측면에서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일본인이 아니라서 역사적인 내용에는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했지만, 게임이나 만화, 프라모델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매우 공감할 수 있었다.

건담에 대한 엘다의 오덕력은 박사급

한국에 비해 일본은 변화가 느린 나라로 느껴진다. 이 느림의 특성이 IT 시대에는 부적합할 수 있겠지만, 일상 삶의 측면에서는 어딘가 안정감을 준다. 작가가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단순히 자국에 대한 애정뿐만 아니라, 변하지 않는 것들로부터 얻을 수 있는 안도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고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엘프의 긴 수명은 영원함을 의미할 수 있지만, 그 반대로 변화와 손실을 더 많이 경험한다는 측면도 있다. 

 

작가는 엘프를 통해 불멸과 영원함이 가져오는 상실과 변화에 대한 미묘한 감정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400년 전 친구로 지낸 '도쿠가와 이에야스'에게 에도(도쿄)를 지켜봐 달라는 말을 들은 엘다는 그렇게 오랜 시간 그곳을 지켜봐 오며 잃어가는 슬픔에 지쳐 더 틀어박혀 집에서 안 나온 건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 얘기는 개인적인 뇌피셜이고 작품 설정상 엘다는 에도시대에도 히키코모리였다고 한다. ㅎㅎ

에도를 지켜봐달라고 한 친구도 사라졌다. 그렇게 400년을 넘게 에도를 지켜봐온 엘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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